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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과자」

 보석과도 같은 색으로 반짝이며 예쁜 꽃의 모양을 한 전통 과자. 심플한 무늬가 그려진 접시에 담겨 따뜻한 차와 함께 자신을 뽐내고 있는 것 같다. 은빛의 머리칼이 바람에 살랑이며 춤을 춘다. 피곤한 모양인지 눈을 자꾸만 비비고 있는 세나 이즈미. 의자에 등을 기대고 있는 차에 나이츠의 멤버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다. 금새 시끄러워지자 인상을 작게 찌푸린다.

“아-짜증 나. 사람이 쉬고 있는데 좀 조용히 들어올 수 없으려나?”

“맞아, 여기는 셋쨩만 있는 곳이 아니니까. 하암…”

“쿠마군도 마찬가지야. 여기는 자는 곳이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인지 이마를 꾹꾹 누르는 세나는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스튜디오를 빠져나온다. 뒤에서 츠카사, 레오, 아라시가 무어라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세나는 듣지 않고 나와버렸다. 조용한 곳을 찾아 걸음을 옮기다 도착을 한 곳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느낌의 기타 소리가 들리는 옥상이었다. 옥상 벤치에 앉아 있는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기타를 치고 있는 지금 만큼은 누구보다 맑은 사람, 오오가미 코가였다. 그리고 코가의 옆에 앉아서 눈을 반짝이고 바라보고 있는, 코가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카게히라 미카였다. 기타 소리에 이끌려 왔지만, 서로가 어울리듯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란 것을 눈치껏 예상을 했을 것이다. 나이츠, 언데드, 발키리. 어느 공통점 하나 없은 유닛.

 세나가 온 것을 먼저 눈치를 챈 것은 코가가 아닌 미카였다. 응아앗, 어린아이 같은 소리를 내면서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나는 조용히 쉬기는 글렀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기타 소리가 멈추고 고갯짓으로 앉으라고 하는 코가였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던 세나는 터벅, 터벅, 미카가 앉은 옆자리로 가서 앉는다. 

 맑고 기분을 좋게 하는 소리가 옥상에서 울려 퍼졌다. 마침 좋은 게 있다며 잠시 수예부에 다녀온다고 미카가 말을 하고 옥상을 내려갔다. 조금 뒤, 옥상을 올라온 미카의 두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3개의 잔과 아기자기하고 보석과 같은 빛을 내는 화과자가 여러 개 놓여있었다. 

“오시상이 혼자 묵으라 캤는데, 내는 이렇게 많은 것은 무리니께…”

“오, 마침 출출했는데 잘됐네!”

헤실거리며 웃던 미카는 벤치에 차와 화과자를 두고 찻잔 하나를 들어 마시기 시작했다. 세나는 미카를 따라 차를 먼저 마시고 코가는 화과자를 먼저 먹었다. 적당히 달달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좋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코가는 이거야라는 표정을 지으며 남은 것도 입에 다 넣어 먹었다. 향긋한 차와 화과자가 어우러져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낸다. 

“이런 맛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데이, 사탕하고 비슷하지만 이거는 말랑하고 달고 크고 너무 좋구마!”

“확실히 화과자는 차랑 먹으니 맛이 좋네-.”

모양은 제각각에 반짝임과 화려함도 다르다. 맛도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화과자들이 녹차와 어우러지고 이들을 행복감에 젖어 들도록 만들었다. 하나둘 화과자가 먹은 세나와 미카, 코가는 옥상에서 기분 좋은 행복감을 느꼈다. 남은 차를 다 마시자 수업을 시작하는 종이 울렸다. 화과자처럼 다른 것들이 많은 이들은 아주 짧은 시간 서로에 대해 조그맣게 알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음악과 차와 디저트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이들이 만나고 작지만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또 아마, 이들은 옥상에서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디저트를 즐기며 서로에 대하여 조금씩이지만 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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